진입로 확보, 전원주택의 최우선 과제
맹지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었다.
남편 명의로 군 단위에 건축한 주택이 있다.
전원주택은 우리집 남자의 로망이었다.
약국 오시는 친분 있는 손님 중에 내가 주택을 건축한다고 하니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고 하신 분이 있다.
해외와 국내에서 주택 관련 사기를 당한 분인데, 지나고 보니 이 분이 참 고마웠다.
하지만 그 분의 조언을 들었을 때는 이미 토지를 매입한 뒤라 무를 수는 없었다.
건축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전에 없던 내홍을 겪었고, 건축업자와도 얼굴 붉힐 일이 정말 많았다.
업자는 결국 우리 집 완공 후 하자보수 도중에 야반도주를 했다.
요즘 세상에도 야반도주가 가능한가 보다. 주변에 돈 뜯긴 어르신이 많았다.
우리 집은 그나마 하자보수가 거의 마무리 된 이후라 다행이라 여겼다.
자잘한 하자가 간간이 있었지만 집은 꽤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올 여름 불거졌다.
야반도주한 업자가 주택 진입로 문제는 도장 받고 다 해결했다고 해서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건축허가 시에 제출한 도로사용승낙서는 건축 과정에서 유효하고 도로통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우리 집이 알고 보니 맹지였다!
도로 소유주는 우리집 주변 일대를 개발 중인 업자의 조카로 차명 등기 상태였다.
처음에 황당무계한 이유를 들어 돈을 요구하더니, 결국 대문 코 앞에 펜스를 설치했다.
요구하는 금액도 처음 제시한 액수의 3배로 뛰었다.
난생처음 변호사 사무실에 가보다.
도로 지분 매입을 시도했으나 말이 통하지 않아서 결국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내 인생에 변호사 사무실에 갈 일이 생기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토요일 퇴근 후 상담 가능하고, 부동산 전문 변호사 분이 계신 법무법인에 예약을 하고 시간 딱 맞춰 갔다.
개인적으로 느낀 변호사 상담에 있어 중요한 팁 첫 번째는 녹음!
상담해주신 변호사님은 이건 형사사건 감이고 아주 쉬운 케이스다.
재물손괴와 공갈협박죄가 해당된다며 오늘 수임하고 가라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정작 수임 후 배정된 변호사님은 재물손괴 공갈협박죄는 어렵고
교통방해죄와 공갈미수 정도 가능하다고 한 발 물렀다.
이 이야기를 환불 가능 기간 이후에 들어서 패닉에 빠졌다.
두 번째 팁! 개인적으로 법무법인 보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추천한다.
이번에 선임한 법무법인은 변호사 수임료도 다른 곳 보다 비싼편이었다.
체계가 잡혀서 편리하고 효율적인 듯 하지만 묘하게 책임감이 분산되는 느낌?
마치 여러 의사가 모여 개원한 치과나 소아과 같은 느낌이랄까?
오히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지인 추천 받고 찾아가는 편이 좋을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째 팁! 드라마에 나오는 변호사님을 기대하면 절대 안 된다.
변호사 선임했을 때 마침 장나라씨가 나오는 '굿파트너' 드라마 방영시기였는데, 드라마 볼 때마다 현타가 왔다.
그래도 남지현 배우의 발음, 목소리 톤, 연기 너무 좋았다.
결론은 뒷 집 아저씨 조율로 도로지분을 일부 매입하는 것으로 합의 했고,
고소는 진행하지 않았고 아까운 수임료는 공중분해되었다.
이제 전원주택 인기도 많이 시들해졌고, 주택 건축하려는 분이 옆에 계시면 뜯어 말리고 싶다.
그래도 꼭 원하신다면 진입로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시작하셨으면 한다.
진입로 지분 매입이나 지역권 설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요즘은 하루하루 퀘스트 수행 중인 것 같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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